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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고통 리비아 동부 폭풍우 강타, 당국 “5000명 이상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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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9. 12. 16:19

모로코 이어 북아프리카 덮친 자연 재해
폭풍우로 리비아 동부 도심서 발생한 홍수
폭풍우가 덮친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 도시의 거리가 11일(현지시간) 침수돼 있다. / AP 연합뉴스
모로코에서 강진이 일어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북아프리카 이웃 국가 리비아에는 폭풍우가 덮쳐 수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전으로 나라가 동서로 양분된 리비아는 정확한 사상자 숫자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리비아 동부를 장악하고 있는 리비아국민군(LNA)은 데르나 등을 강타한 폭풍우에 이날까지 최소 20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LNA 대변인은 TV 방송에서 데르나 상류의 댐이 무너졌다며 주민과 마을 전체가 바다로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실종자도 5000~6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적신월사(이슬람 지역 적십자사)는 당초 150~200명이 숨졌다고 발표해 당국의 집계와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대부분 실종자들이 물에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실제 인명 피해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 세력의 오사마 하마드 총리는 데르나시를 비롯한 피해 지역을 재해 지역으로 지정하고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데르나에서는 폭풍으로 전기와 통신 등도 끊긴 상태로 전해졌다.
조젯 가뇽 리비아 담당 유엔 인권조정관은 "수십 개의 마을이 광범위한 홍수와 인프라 파괴, 인명 피해 등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베이다와 샤하트, 오마르 무크타르 등 마을에서도 수명에서 수십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오랜 내전을 겪고 있는 리비아는 LNA가 유전지대가 많은 동부, 유엔이 인정하는 리비아 통합정부(GNU)가 서부를 통치하는 형태로 나라가 양분된 상태다.

서부 트리폴리의 GNU는 동부 지역에 대한 영향력은 없지만 역시 재해 지역을 지정하고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GNU는 각국과 국제 기구에도 리비아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내전 상태에 있는 리비아에서 국내적 수습과 국제적 지원이 모두 원활히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8일밤 강진이 발생해 60여년만에 최대 피해를 입은 모로코의 지진 희생자는 이날까지 2862명으로 집계됐다고 모로코 정부가 밝혔다. 영국과 스페인 등 여러 국가에서 지원 인력과 물자가 현지에 도착하고 있는데 모로코 정부가 자체적 극복을 위해 외부 지원을 거부하는 상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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