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의 사퇴 압박은 변수
용단 내린다면 국감 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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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위는 10월 7일부터 24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대한체육회·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증인 30명과 참고인 29명에게 출석을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정 회장은 22일 대한체육회 등 6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지난 24일 문광위 증인에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국회에 나가게 될 정 회장은 축구협회 운영 및 4연임 도전 논란과 관련한 더욱 날카로운 질의를 피할 수 없다.
국감도 부담스럽지만 그 전에 문체부의 감사 결과 발표 역시 정 회장 측에게는 큰 부담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10월 2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고했고 이에 앞서 마지막 절차로 정 회장과 대면 조사를 가진다. 문체부 대변인은 "조사팀이 조만간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만나 문답서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문체부가 조사한 내용이 맞는지를 확인하며 관련 조사를 마무리하는 최종 절차 중 하나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정 회장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 문광위 현안 질의에서도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쩔쩔 매는 모습을 보이며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겼다. 4연임 거취와 관련해 정 회장은 "신중하게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아직은 정 회장의 4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이 축구계에서는 우세하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의 말처럼 이른바 자기 편 사람들만 체육관에 모아 놓고 투표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제껏 해왔던 것처럼 버티고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바라는 시나리오다. 실제 현안 질의에서 당사자인 정 회장의 생각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언제까지 버티기로만 일관할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도 설득력을 얻는다. 한 식구인 대한축구협회 노조는 "정몽규 집행부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라며 "정 회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위기의 축구협회를 수습하는데 남은 임기를 보내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문체부의 감사가 두렵다. 자료 미제출로 큰 성과가 없었던 지난 현안 질의와 달리 문체부는 7월 중순부터 축구협회에 대한 조사에 이어 현장 감사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이 대면 조사를 받으면 심리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또 유인촌 장관이 "선거에 당선되더라도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못 박은 점은 변수다. 이미 4연임이 힘들다면 자진 사퇴를 통한 명예로운 퇴장을 염두에 둘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