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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항구서 사라진 ‘북한 유조선’, 나흘만에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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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10. 27. 12:00

대북제재 목록 '천마산호', 유류 싣고 회항하는 듯
천마산호
천마산호가 26일 새벽 한반도 동해 해상에서 포착됐다. 제공=마린트래픽
러시아 항구에 들어서고 사라졌던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가 나흘만에 포착됐다. 천마산호는 배에 유류를 싣고 다시 북한으로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박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리는 '마린트래픽'에서 천마산호는 25일 오후 10시께 울릉도에서 동쪽으로 190km 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위치 신호가 다시 잡혔다고 VOA(미국의소리)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천마산호는 20일 새벽 3시 러시아 극동지역의 보스토치니항에 도착한 뒤, 21일 오후 9시 50분까지 같은 곳에 있다가 갑자기 위치 신호를 끄고 사라졌다.

천마산호가 사라진 곳은 보스토치니항의 유류 선적 부두에서 약 800m 떨어져 있어 북한이 러시아에게 유류를 공급 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천마산호는 기름을 싣고 움직이는 유조선으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추정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천마산호는 곧 남포항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제위원회는 지난 2018년 3월 천마산호 등 선박 27척을 불법 선박간 환적에 연루됐단 이유로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특히 천마산호 등 13척은 각국에 입할 수 없고 자산 동결 조치가 뒤따른다. 따라서 이번 천마산호의 러시아 항구 입항은 명백한 대북제재 위반이다.

러시아가 대북제재 목록에 있는 천마산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천마산호에 대량의 유류가 공급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유엔 안보리가 정한 만큼의 정제유 양을 이미 초과해 공급하고 있다고 지난 5월 밝힌 바 있다.

천마산호의 러시아 입항 소식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확인된 이후 이뤄졌다.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 대가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수준의 유류를 공급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는 러시아는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해 기존 대북제재 틀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3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에 반대한 바 있다. 이후로도 러시아 선박이 북한 나진항에서 북한 무기를 선적하는 모습이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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