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변화 택한 KB금융 양종희, 계열사 CEO 6명 중 4명 ‘세대교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4u.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09010004681

글자크기

닫기

손강훈 기자 | 이선영 기자

승인 : 2024. 12. 08. 18:00

카드·보험 새 수장 세워 비은행 강화
김성현·이홍구 증권 대표 연임 주목
안정 속 변화… 색깔내기 본격화 전망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안정보다는 '변화'를 택했다.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6명 중 4명을 교체하는 결단을 내리면서다. 앞서 KB국민은행장을 교체한 데 이어 비은행 계열사 인사에서도 3명의 신임 CEO를 선임하기로 하면서 '세대교체'를 꾀했다는 분석이다.

이제 2년 차 임기를 맞이하는 양 회장이 변화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하자 본격적인 '색깔내기'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KB국민카드·KB라이프의 수장을 바꾸며 비은행 부문 강화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중위권인 비은행 계열사의 상위권 도약을 위해 양 회장과 손발을 맞출 인물을 포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인사에서 KB증권 대표이사는 연임시키며 '안정'을 택했다는 점이다. 경영능력이 입증된 대표는 한 차례 기회를 더 주는 한편 세대교체를 통한 차세대 리더 육성 등이 주요 키워드라는 분석이다.

양 회장이 은행과 보험 등 잘 아는 부문에 대해서는 철저한 능력 위주의 평가를 내리며 변화와 세대교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렇지 않은 증권 분야에 대해서는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지난 6일 회의를 개최하고 KB증권, KB국민카드, KB라이프, KB데이타시스템 등 4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지난달 말 KB국민은행장에 이환주 KB라이프 사장을 내정한 데 이어 비은행 계열사 CEO가 모두 결정됐다. 앞서 결정된 이 내정자는 '야전사령관' 스타일로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 등 그룹 내 주요 핵심 직무를 거쳤다. KB라이프생명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을 잡음 없이 이끌어왔다. 재무 출신임에도 영업, 조직 관리 등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으며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는 분석이다.

KB국민카드 대표이사에는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 KB라이프 대표이사에는 정문철 KB국민은행 부행장, KB데이타시스템 대표에는 박찬용 KB국민은행 부행장 등이 내정됐다.

양 회장은 1968년생인 김재관 부사장을 KB국민카드 대표로 내정하면서 혁신과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냈다. KB국민카드가 '1등 카드사'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 3위에 머무는 등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워커홀릭'으로 유명한 김 부사장이 KB국민카드의 새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다. 재무통이기도 한 만큼 재무건전성 관리, 향후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 전략을 펼칠 것으로도 점쳐진다.

KB라이프는 이환주 대표의 후임으로 정문철 부행장이 내정됐다. 정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팔방미인' 리더라는 평가다. 재무, 전략,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온 경영관리 전문가이기도 하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생명보험 업황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업계 7위권인 KB라이프를 상위권으로 도약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조직관리 리더십을 통해 다양한 고객 맞춤형 상품 포트폴리오 확장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것이란 기대다.

KB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된 박 부행장은 1965년생이다. 국민은행 입행 후 전산부, 안전관리부 등을 거친 'IT 전문가'로 꼽힌다. 대관 업무를 총괄하는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룹 IT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연한 협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CEO 임기가 만료되는 5개 계열사 중 유일하게 대표이사가 연임한 계열사는 KB증권이다. KB증권의 김성현·이홍구 대표는 임기 1년으로 재선임됐다.

2019년부터 KB증권 투자은행(IB) 부문 대표이사를 맡아온 김성현 대표는 5연임에 성공했다. 1963년생인 김 대표는 'IB통'으로 강한 추진력을 지닌 '추진형 리더'다. 1965년생인 이홍구 자산관리(WM) 부문 대표 역시 연임이 결정됐다. 이 대표는 '고객 친화형' 스타일의 WM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들이 재신임된 데는 올해 호실적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대추위는 이번 인사와 관련 '경영능력이 입증된 대표의 연임'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 이환주 내정자와 김성현·이홍구 대표 등 능력을 입증한 인물들은 핵심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거나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는 '혁신 및 세대교체를 통한 차세대 리더 육성' 의지도 담겼다. 새롭게 계열사 CEO로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 차세대 리더 후보라는 얘기다. 비은행 계열사 등에서 어떤 성과를 내는지에 따라 향후 거취도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대추위는 "시장포화 및 성장 정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검증된 경영관리 역량과 변화·혁신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KB금융이 추구하는 '신뢰와 상생'을 기반으로 고객, 주주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들과 함께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는 KB금융이 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이선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