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SGI서울보증, 이유없이 보험금 미지급”… 렌털사 줄도산 위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4u.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1010006088

글자크기

닫기

조은국 기자 | 이선영 기자

승인 : 2024. 12. 10. 18:04

하반기부터 지급 무더기 거절
"거절이유 불명확" 지적 잇따라
특기사항 변경 후 소급 적용도
피해 떠안은 렌털사 도산 우려
"손해 입증 책임 피보험자에 있어"
의료기기와 헬스기구, 공작기계 등 동산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형 렌털사 여러 곳이 도산 위험에 처했다.

제품을 받은 기업들이 렌털료를 내지 못하는 미납 사고가 발생할 경우 렌털사로부터 채권을 인도받은 금융사들이 SGI서울보증이 발급한 지급보증보험증권(보증서)을 근거로 보험금을 청구하는데, SGI서울보증은 금융사와 렌털사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형 렌털사들은 SGI서울보증이 렌털계약을 심사해 지급보증보험증권을 발급해놓고, 이유 없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증권 발급 시 기재된 특기사항(피보험자가 준수해야 하는 의무)에 없는 사유로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렌털채권을 양수한 금융사들이 보험금을 못받게 되면, 렌털사로부터 대출을 회수하게 되고 결국 모든 손실은 렌털사들이 떠안게 되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SGI서울보증 측은 손해가 입증이 되어야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이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겠냐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SGI서울보증이 보증서 발급에 있어 결격사유를 확인하고, 이를 렌털사에 전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SGI서울보증이 기업간의 상거래를 제대로 보증하지 않고 종합보증회사로서의 본래의 역할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SGI서울보증에 대한 소형 렌털사들의 보험금 청구가 빈번히 거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렌털회사는 올해 하반기 들어 렌털료나 리스료 등이 제때 들어오지 않고 미납 사고가 발생한 14건에 대해 SGI서울보증에 약 8억원가량의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6건은 미보상으로 종결됐고, 8건은 보류됐다.

의료기기와 제조 기계 등이 필요한 동산 렌털 희망업체는 공급사와 협의해 가격을 결정한 뒤 물품 대금 지급을 담보하기 위해 SGI서울보증에 지급보증보험증권 발급을 요청하고, SGI서울보증은 약 한달가량 심사해 보증서 발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후 렌털사는 증권 발급 승인 여부를 확인한 뒤, 렌털 희망업체와 계약을 체결한다. SGI서울보증은 렌털계약을 확인한 뒤 지급보증보험증권을 발급하고, 렌털사는 사고시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피보험자 자격을 확인해 새마을금고나 캐피털사 등 금융사를 통해 공급사에 물품구입대금 지급을 협의한다. 이 과정에서 피보험자 자격은 렌털사에서 금융사로 변경되고, 대급 지급을 완료하게 되는 구조다.

문제는 렌털료가 업체 폐업 등으로 정상적으로 납부되지 않을 경우다. 이 때는 물품 대금을 대신 지급한 금융사들이 SGI서울보증에 보험금 청구하게 되는데, 상반기까지 원활하게 이뤄지던 보험금 지급이 올해 하반기부터 무더기로 거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GI서울보증으로부터 렌털료 미납 관련 보험금이 거절된 한 금융사 관계자는 "렌털계약 등을 심사를 하고 보증서를 발급해줬을 것"이라며 "상반기까지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없었는데 하반기부터는 거절 사유도 명확하지 않고, 기계설치나 가동 등 금융사들이 증빙할 수 없는 서류를 내라고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서울보증에선 렌털계약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험금 지급을 안하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지급보증보험증권은 SGI서울보증이 심사를 하고 발급을 해준 것인데 그럼 처음부터 심사를 잘못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SGI서울보증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면서 결국 부담은 렌털사들이 떠안게 된다. 금융사들은 렌털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 것이기 때문에 대출금을 회수하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렌털사들은 SGI서울보증이 작년 7월 변경된 지급보증보험증권의 특기사항을 과거 계약까지 소급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SGI서울보증이 발급한 지급보증보험증권에는 피보험자인 렌털사가 준수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특기사항으로 명시돼 있다.

작년 6월 발급된 보증서 특기사항에는 '피보험자는 납품을 완료하고 보험계약자의 승낙을 받아 납품대금채권을 금융기관에 매각(양도)하고자 하는 경우, 해당 금융기관은 납품완료를 확인하고 매수(양수)해야만 피보험자의 지위가 금융기관에 승계된다. 다만 매각(양도)시 지체없이 서면으로 회사에 알리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돼있다. 하지만 같은해 7월 발급된 보증서 특기사항엔 '연체이자는 담보하지 아니하며, 동산 목적물이 보험기간 개시일 이전에 인도되었거나 또는 이전부터 사용 중인 주계약상의 각종 채무는 보상하는 손해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지난해 6월 체결된 렌털계약은 물품 인도 시기 등을 증빙할 필요가 없는데 SGI서울보증은 렌털사가 가지고 있지 않는 서류 등을 요구하며 손해를 증빙하도록 하고 있다고 렌털사들은 주장하고 있다. 한 렌털사 관계자는 "보험계약자가 도산했는데, SGI서울보증은 보험계약자와 연결이 안된다고 보상할 수 없다고 하는 사례도 있고, 렌털계약 승인 시 견적서를 제출한 물품 공급사의 세금계산서가 아닌 렌털사가 알 수 없는 그 전 공급사나 제조사의 세금계산서를 요구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상법상 보증보험계약에 관해서는 보험계약자의 사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이에 대하여 피보험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가 없으면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고 돼 있는데도 SGI서울보증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보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렌털계약 관련 보험금 미지급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렌털사들이 많다"며 "지금처럼 보험금이 계속 거절되면 소형 렌털사들은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에 대해 SGI서울보증 측은 "손해 입증 책임은 피보험자에게 있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토록 하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제출된 서류를 보고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지급보증보험증권에서 보장하는 손해일 경우에는 신속하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조은국 기자
이선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