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특수가스 성장성 주목한 조현준… ‘선택과 집중’으로 체질개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4u.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3010007593

글자크기

닫기

이지선 기자

승인 : 2024. 12. 12. 17:52

화학 사업부 '계열사간 스몰딜' 선택
반도체 업황 부진전까지 年매출 1000억
티앤씨, 中 생산라인과 시너지 극대화
"외부에 매각하기에는 조금 아깝기도 하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이 한창 추진되던 때에 일각에서 나오던 얘기다. 효성화학이 당장의 재무구조 악화로 사업을 매각하는 수순에 이르렀지만. '알짜 캐시카우'로서 역할이 아쉽다는 목소리는 회사 내부에서도 계속돼왔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NF3(삼불화질소) 생산량 기준 세계 3위 수준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주춤했지만 점차 회복이 기대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가치에 대한 시각 차이로 결국 외부 매각이 무산됐지만 조현준 효성 회장은 오히려 효성티앤씨의 새 기회를 찾았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인수로 효성티앤씨가 영위하는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12일 효성티앤씨에 따르면 회사는 내년 1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인수 안건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특수가스 사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 과정 중 이른바 '전공정'에서 웨이퍼에 남아있는 잔여물을 세척하는데 쓰이는 NF3는 SK스페셜티와 효성화학이 거의 세계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주요 고객으로 각각 SK하이닉스, 삼성전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불황이 깊어지자 SK스페셜티는 결국 재무적 투자자(한앤컴퍼니)에 매각됐고, 효성화학 또한 재무적 투자자로의 매각을 진행중이었다. 특히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매년 1000억원 대 중반의 매출을 기록해온 터라 시장에서도 1조원 대의 높은 몸값을 매길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왔던 바 있다.

조현준 회장은 그룹 내부, 즉 계열사간 거래를 통해 시너지를 모색하기로 했다. 성장성이 높은 특수가스 사업을 효성티앤씨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한편 화학은 자금 지원으로 숨통을 틀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이 있었다.

특히 최근 그룹이 조현준 회장의 티앤씨 중심 ㈜효성과 조현상 부회장의 첨단소재 중심 HS효성으로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재편돼 ㈜효성의 새 먹거리가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른 바 있다. 효성그룹을 전체적으로 보면 HS효성이 가져간 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등이 유망사업으로 주목받았던 데에 반해 ㈜효성의 새 먹거리는 다소 모호하다는 시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을 인수하면서, 중국 취저우에서 운영 중인 NF3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6년부터 생산을 이어온 취저우 NF3사업은 한 차례 증설을 거쳐 현재 연산 35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을 인수하게 되면 효성티앤씨는 연산 총 1만1500톤의 NF3 생산능력을 확보해 세계 2위의 NF3 공급 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향후 사업 육성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효성티앤씨는 현재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NF3 사업의 비중을 2029년까지 약 50% 수준으로 낮추면서, 신제품 개발 등 투자를 통해 약 20여 종에 이르는 특수가스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익 구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효성티앤씨의 볼트온(Bolt-On) 전략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기업가치는 물론 주주가치 측면에서 밸류업(Value-up)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번 특수가스 사업 인수 외에도 베트남 바이오 스판덱스 공장 건설 등을 추진하면서 효성티앤씨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베트남 바이오 원료공장 건설에 1조원을 투자, 친환경 섬유 사업까지 영위하면서 성장 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선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