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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측 언론 상대 잇단 명예훼손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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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12. 16. 13:26

ABC방송 명예훼손 215억원 합의 여파
국방장관·FBI 국장 지명자도 소송 위협
승소 어려워도 언론 비판 견제에 도움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JD 밴스 부통령 지명자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랜도버에서 열린 육군-해군 미식축구경기에서 미국 국가가 흘러나오는 동안 경례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ABC뉴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명예 훼손' 소송에서 1500만 달러(약 215억원)를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부하는 것으로 합의를 본 뒤, 트럼프 당선인측의 유사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과 국방장관·FBI 국장 지명자들을 비판하거나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와 개인들을 상대로 소송 제기 위협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언론사 등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소송을 제기해왔지만 ABC뉴스와의 합의를 제외하고는 승소한 사례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퓰리처상 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는 또 지난 10월 CBS뉴스를 상대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60분' 인터뷰가 기만적 상거래 행위를 포함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FBI국장에 지명된 캐시 파텔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보좌관 출신 올리비아 트로이를 겨냥해 위협을 가했다. 최근 MSNBC 방송에 출연한 트로이는 파텔을 망상적인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파텔의 변호사는 공개적으로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고, 철회하지 않을 경우 "신속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1월 대선을 며칠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의 변호사는 NYT가 "기만적이고, 악의적이며, 의도적이고, 명예 훼손적인" 3개의 기사를 보도했다고 주장하는 10페이지 분량의 서한을 보내고 기사를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그러지 않을 경우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런 소송 위협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부정적인 언론 보도를 억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고 NYT는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과 같은 공인이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원고는 언론사가 명예 훼손성 발언이 거짓임을 알았거나 그것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명예훼손 소송 전략은 공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보도를 자제하도록 언론사와 개인들에게 압박을 가하려는 목적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ABC뉴스가 명예훼손 소송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쉽게 굴복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일부 법률·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가 언론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하도록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명예훼손 소송이 잇따르는 현상은 초당적 추세라면서, 폭스 뉴스 등을 상대로 성공한 소송 사례를 지적했다. 그러나 이 소송은 공직에 출마하거나 재임 중인 인물이 아닌, 민간 기업과 개인에 의해 제기된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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