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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대마초 합법화한 우루과이, 환각성분 또 강화

세계 최초로 대마초 합법화한 우루과이, 환각성분 또 강화

기사승인 2024. 10. 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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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루과이 여성이 약국에서 구매한 대마초를 꺼내 보이고 있다. /우루과이 마르카 파이스
세계 최초로 대마초(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우루과이에서 향정신성 성분이 강화된 대마초 신제품의 판매가 개시됐다. 기존에 유통됐던 것보다 환각 효과가 더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또 출시되면서 일각에선 대마초 합법화의 한계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엘파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루과이에선 대마초 신제품의 판매가 개시됐다. 대마초 판매권을 가진 약국을 통해 한정된 초기 물량이 풀리면서 신제품은 30여분 만에 재고가 소진됐다. 관계 당국은 "점진적으로 물량을 늘려 공급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대마초는 우루과이가 합법화 조치 후 내놓은 네 번째 신제품으로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tetrahydrocannabinol)의 함량은 최고 20%, 칸나비디올(CBD, cannabidiol) 함량은 최고 1%다. 지금까지 우루과이가 시장에 합법적으로 공급한 대마초 중 향정신성 성분의 함량은 단연 으뜸이다. 특히 THC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대마초의 대표적 성분이다.

2013년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2017년 판매를 개시한 우루과이는 THC 함량을 높여가고 있다. 합법 판매 원년인 2017년 출시된 대마초 2종의 THC 함량은 각각 9%, 2022년 시장에 나온 대마초는 15%였다.

THC 함량이 높을수록 가격은 비싸다. 5g 단위로 포장돼 판매되는 합법 대마초의 가격은 THC 함량에 따라 최저 470페소(약 11달러)부터 최고 570달러(약 13달러)까지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합법화 정책의 한계이자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마초의 불법 소비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합법화를 단행했지만 중독이 늘면서 매번 향정신성 성분을 강화한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우루과이의 합법 대마초 주무기관인 대마초규제·컨트롤연구원(IRCCA)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합법화돼 있지만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강한 대마초를 원해 지하시장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대마초의 불법 유통을 막는다는 당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보다 강한 대마초를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대마초를 합법화한 우루과이는 법령 18172호를 제정, 모두 세 가지 방식으로 대마초의 합법적 소비를 허용했다. 우루과이에선 △개인의 대마초 재배 △클럽에서의 공동재배 △사전 대마초 소비자등록 후 허가를 취득한 업소(약국)에의 구매 등으로 대마초를 구해 합법 소비할 수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우루과이에서 당국의 허가를 받고 가정에서 대마초를 재배하는 사람은 현재 1만1708명, 410개 클럽에서 공동재배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1만3687명, 사전 등록 후 약국에서 대마초 구매하는 사람은 7만1843명이다. 우루과이 전국에서 대마초를 판매하는 약국은 40곳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월 5만명을 살짝 웃돌았던 대마초 합법 구매자는 적게는 월 400명, 많게는 월 3500명씩 불어나며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우루과이는 대마초를 합법화했지만 대상은 자국민 또는 영주권을 취득한 거주자 중 사전등록을 마친 자로 제한돼 있다. 여행이나 관광으로 우루과이에 입국하는 외국인은 대마초를 구매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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