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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의 1970년대 작품 속 물방울은 다른 연대의 작품보다 훨씬 영롱하게 빛난다. 때문에 이 시기 그의 작품들은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더욱 사랑받는다. 극사실에 가까우면서도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형태를 띠고 있는 물방울은 오랜 시간 반복적이고 세심한 관찰을 통해 얻어진 것으로 작가의 인내와 몰입을 엿볼 수 있다. 김창열의 물방울은 단순한 형태이지만 보는 이에게 깊은 명상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1979년작인 '물방울 ENS214'은 소수의 물방울만을 화면에 남겨 그 존재감을 더욱 강렬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여백의 미를 강조하며 화면 중앙에 고요히 자리한 물방울들은 마치 고결한 보석처럼 영롱한 빛을 발한다. 절제된 구성 속에서 이뤄진 빛과 그림자의 조화는 순수하면서도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더한다.
김창열은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물방울을 선택한 이후 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이를 평생의 화두로 삼았다.
케이옥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