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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디지털 성범죄’ 컨트롤 타워 마련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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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운 기자

승인 : 2019. 10. 24. 06:00

수정후1
우종운 사회부 기자
지난달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종합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 ‘온! 서울 세이프(On! Seoul Safe)’를 11월 말부터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개인성행위정보 심의 및 시정요구 현황’에 따르면 삭제 및 접속차단 등 시정요구 건수는 2015년 3636건에서 2019년 상반기 1만6263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 영상 유포 피해자의 45.6%가 자살을 생각했고 이 가운데 19.2%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나 디지털 성범죄의 가파른 증가세 만큼 그 피해도 심각한 실정이다.

시 차원에서 피해자들을 종합 지원하는 제도를 구축하는 것은 큰 발전이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시는 직접 영상물을 삭제하거나 가해자를 수사·처벌할 권한이 없어 시가 구축중인 플랫폼도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을 모니터링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법률·소송, 심리상담을 연계하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한 부처도 여성가족부를 비롯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경찰 등 다양하다. 이들 부처마다 대응도 달라 피해자에 대한 구제·지원이 종합적·체계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는 특성상 불법 촬영된 동영상이나 사진이 일단 인터넷에 유포되면 한 번 영상을 삭제해도 다시 유포되는 등 영구적인 삭제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신속하고 종합적인 대처가 중요하다.

호주의 경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신고 접수에서부터 삭제 조치, 피해자 지원까지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기관으로 ‘인터넷 안전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 기관은 불법 촬영 및 유포 협박 등 다양한 성범죄에 대한 대응은 물론 범죄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홍보 활동에서부터 교육까지 담당한다.

한국에도 디지털 성범죄 신고부터 피해자 구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관하는 ‘종합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디지털 성범죄 이슈와 관련된 부처들은 조속히 협력해 실효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종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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