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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남부 항만노조 파업…36개 항구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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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10. 03. 17:52

노조원 4만5000명 3일째 전면 파업
노사, 임금 인상·터미널 자동화 갈등
컨테이너선 45척 하역 못해 물류 비상
USA-PORTS/AGRICULTURE
예인선 1척이 미국 뉴저지 주의 뉴어크 항구에서 하역돼 부두에 쌓인 컨테이너들 옆을 지나가고 있다. 2021.11.19.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동·남부 지역 항만노조가 거의 반세기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한지 3일째인 3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항구엔 컨테이너선이 줄지어 서있고 바나나부터 자동차 부품까지 하역이 멈추면서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노조와 사측을 대표하는 미국해양연합(USMX) 간 아무런 협상도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미 정부의 임금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항만 소유주들이 이날 늦게 새로운 협상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최소 45척의 컨테이너선이 하역을 못하고 미국 동부와 멕시코 연안 항구 바깥에 정박해 있다고 공급망 위험관리 전문업체인 에버스트림 애널리틱스(Everstream Analytics)가 전했다.

에버스트림의 분석가 제나 산토로는 주말엔 하역을 못하는 선박수가 2배로 늘 수 있다며, 물류지체가 수주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선박들은 수천 마일을 운항해 파나마 운하를 통해 미국 서부해안 항구로 갈 수 있지만, 그럴 경우 배송 시간이 몇 주간 지연되면서 해운 비용이 급등할 수 있다.

사측인 USMX와 새로운 6년 계약 협상에 실패한 뒤 메인 주에서 텍사스 주에 걸쳐 4만5000여 명의 ILA 노조원들은 지난 1일부터 1977년 이래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항만노조는 해운회사들이 지난 수년간 벌어들인 대규모 이익을 노동자들에게 분배해야 한다며 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USMX는 임금 50%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ILA는 항만 노조원들의 대량 실업사태를 유발할 수 있는 터미널 자동화 프로젝트 추진과 연계해 임금인상이 불충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친노조 성향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사측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을 지적하면서 노측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주요 상품 선적이 최근 몇 달 동안 가속화된 덕분에 항구 폐쇄로 소비자 물가가 즉시 인상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식료품 가격부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파업은 뉴욕, 볼티모어, 휴스턴을 포함한 36개의 항구에서 진행 중이다. 이날 전국 소매 연맹(National Retail Federation)은 272개의 다른 무역 협회들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에 연방 권한을 사용해 파업을 중단시킬 것을 촉구하며 이 파업이 경제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연방 권한을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미국 대통령은 연방 태프트 하틀리법에 따라 국가 안보나 안전을 위협하는 노동분쟁에 개입해 80일 간의 냉각기간을 부과할 수 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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