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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臺 청년들, 취업난과 저임금에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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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10. 08. 15:19

대만은 한국과 1인당 GDP 비슷
하지만 취업난과 저임금으로 허덕
중국 청년들보다도 상황 더 심각
한국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비슷한 대만의 청년들이 취업난과 저임금에 허덕이고 있다. 더구나 당분간 이 상황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대만 청년들이 그야말로 가혹한 현실에 눈물을 흩뿌리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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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시위에 나선 대만 청년들. 하지만 아직까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대만 롄허바오(聯合報).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경제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들의 8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대만의 경제 사정은 나름 괜찮다고 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 성장률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올해 4%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라이벌인 한국의 전망치 2.5%보다 무려 1.5%P나 높다. 실업률 역시 크게 나쁘지 않다. 3.5% 전후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이 토하는 기염을 살펴봐도 상황은 상당히 좋다. TSMC(타이지뎬臺積電)과 폭스콘(푸스캉富士康)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각각 글로벌 반도체 거함들과 애플을 등에 업고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전체의 98% 이상이라는 대만 경제의 현실을 놓고 보면 거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 경제의 주역이 돼야 할 청년들이 직면한 상황을 살펴보면 얘기는 많이 달라진다. 우선 실업률을 꼽을 수 있다. 무려 12.5% 전후에 이른다. 20%를 바라보는 중국보다는 그래도 나으나 자위할 수준은 결코 아니라고 해야 한다. 벌써 수년 째 이어지는 취업난을 뚫고 일자리를 찾아도 현실이 암담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임금이 너무 형편 없는 것이다.
진짜 그런지는 대만 노동자의 4분의 1 가량이 월 2만7470 대만달러(115만 원)인 최저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당연히 청년 취업자들은 이 언저리 이상 수준의 임금을 받기가 어렵다. 1인당 GDP가 어떻게 3만3000여 달러로 한국과 비슷한지 의아스러울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중국 청년들이 받는 임금 수준보다 못하다는 얘기가 나와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대만 청년들이 "우리는 부모보다 못 사는 루저 세대"라고 한탄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란 대만을 '구이다오(鬼島·귀신의 섬)'라고 자조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대만 청년들이 취업난에 더해 저임금에 허덕이는 이유는 나름 있다. 우선 TMSC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OEM(주문자위탁생산) 위주로 영업을 하는 현실을 꼽을 수 있다. 평균적으로 이익을 많이 낼 수 없는 구조인 탓에 임금을 박하게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치열한 기업들 간의 경쟁 역시 거론할 수 있다. 이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임금을 후려쳐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당국이 최저임금에 맞춰 임금을 주는 오랜 관례를 묵인하는 현실도 외면해서는 곤란하다.이 사실에 비춰보면 당분간 청년들의 임금 수준이 대폭 오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단언해도 좋다. 대만 청년들 역시 오랫동안 눈물을 흘려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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