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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청년, 서울청년정책 통해 세상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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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승인 : 2024. 12. 15. 12:50

올해 852명 지원…자립 경험 등 제공
주변인 지원도 실시…교육·자조모임 등
온라인 기지개센터 개관 등 정책 선도
오세훈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구 동숭동 '서울 청년기지개 센터' 개관식에서 고립·은둔 청년들과 송편을 빚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재훈 기자
"은둔청년이 된 아이를 어떻게 도울지 몰라 청년기지개센터에서 부모교육을 신청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아이 문제만 나오면 늘 회피했는데, 부모교육에서 배운 것을 하나씩 적용해 보니 요즘에는 아이가 제게 먼저 말을 걸기도 합니다."

고립·은둔 청년을 둔 A씨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청년기지개센터에서 열린 '고립·은둔 청년지원 사업 성과공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행사에는 고립·은둔 청년과 가족, 유관기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올 한 해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시 도움으로 겪은 변화와 성장 경험을 직접 발표했다.

A씨는 "어제는 식탁에 태블릿 사용법을 물어보는 쪽지를 두고 나왔는데 아이가 먼저 말을 걸며 사용법을 알려줬다. 아이가 먼저 말을 걸어준 것이 얼마 만인지, 고맙고 감사해서 눈물일 날 것 같았지만 꾹 참고 아이에게 웃어줬다"며 부모교육 수강 후 자녀와의 관계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웃어 보였다.

서울청년기지개센터는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 복귀와 자립 지원을 위해 지난 9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전담 기관이다. 센터는 오랜 고립·은둔 생활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 청년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40개 유관기관과 협력해 54개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시에 따르면 올해 용기를 내 시 사업에 신청했거나 지역사회를 통해 발굴된 고립·은둔 청년은 총 1713명이다. 이 중 사회적 고립 척도 검사와 초기 상담을 거쳐 온오프라인으로 지원받은 인원은 852명으로, 전년 대비 56% 늘었다.

청년들의 사업 참여 이후 고립감이 얼마나 회복됐는지 측정하기 위해 사전·사후 검사를 한 결과, 전반적 고립감은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효능감과 사회적지지 관련 점수는 각각 19.6%, 9.7% 올랐고, 우울감은 20.6% 줄었다.

또 사업 참여 이후 취업 및 진로 변화 등 자립을 경험한 청년은 응답자 249명 중 92명(37%), 자격증을 새롭게 취득한 청년은 58명(23%)으로 조사됐다.

센터는 청년별 고립의 깊이와 유형, 욕구에 따라 일상 회복, 관계망 형성, 직무 역량 강화 등에 관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해 총 5486건의 지원을 펼쳤다.

이와 함께 청년의 고립이 가정의 고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부모 등 주변인까지 변화시키기 위한 정책도 추진했다. 273명을 대상으로 가족을 위한 심리상담·교육·자조 모임을 지원하는 부모 교육을 시행했고, 고립·은둔을 극복한 청년의 가족을 멘토로 양성하는 교육 과정에는 51명이 참여했다.

시는 올해 사업의 성과와 보완점을 분석해 내년에는 양질·질적으로 더욱 개선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외출을 두려워하거나 연락 두절이 많은 고립·은둔청년의 특성을 반영해 온라인 기지개센터를 오픈하고, 안정적 사회진입을 위한 인큐베이팅 과정을 대폭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철희 미래청년기획관은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정책은 청년들이 세상을 향해 힘껏 도약하고 웅비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서울시민들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 속에서 서울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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