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이익공유형 투자…프로젝트 성공하면 도민에 환원
"에너지 정책은 정파와 정권 가리지 않고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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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지난 20일 포항 앞바다 약 40㎞ 지점의 '대왕고래' 구조에서 탐사시추가 진행된 가운데 야당에 의해 시추사업 예산 497억원이 국회에서 대부분 삭감돼 사업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석유공사는 회사채를 발행해 일단 자체 예산으로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자원개발 사업의 특성을 반영하면 최소 5번 이상의 시추가 필요하고 시추당 1000억원이 들어가며 앞으로 수년간 5000억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는 '에너지 투자 펀드'를 만들어 민간투자에 마중물을 제공하고 석유공사와 힘을 합쳐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1차 시추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면 국회 차원에서 추경을 해서라도 예산을 세우고 지원해야 한다. 추가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도 차원에서 '에너지 투자펀드'를 만들어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된 민간투자를 지원하고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키우겠다"며 관련 부서에 구체적인 계획안 수립을 지시했다.
경제산업 투자정책을 총괄하는 양금희 경제부지사는 "경북도의 '에너지 투자펀드'는 매년 재정과 민간금융을 합쳐 1000억원 정도로 조성하고 민간의 에너지 프로젝트에 마중물을 제공하는 개념"이라며 "지원 대상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포함해 울진의 원자력수소, 대구경북 수소배관망(에너지 고속도로), 경주의 SMR, 태양광·풍력·수소연료전지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에너지사업이 될 것이고, 도민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길도 열어 지역투자의 이익을 도민들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의 에너지 투자펀드는 민간이 추진하는 에너지 개발 사업에 지분투자와 대출 방식으로 투자되며 인허가 지원 등으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돕게 된다.
경북도는 이미 지난 11월 경주에 4인 기준 27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발전량을 자랑하는 '강동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을 지역활성화펀드로 출범시킨 경험이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최소 35억 배럴로, 1998년 7월 탐사시추에 성공하고 2021년 생산이 종료된 울산 가스전의 70배가 넘는 양이다. 시추에 성공하면 영일만 일원에 LNG 터미널과 같은 천연가스 처리 및 수송시설과 수소산업기반에 수십조원의 막대한 민간투자가 창출돼 '영일만 글로벌 에너지허브' 구상 실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는 "경북도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포함한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 안보를 생각해 정파와 정권을 가리지 않고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 심해 유전개발 사업은 낮은 성공률과 큰 비용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더 중앙과 지방정부가 중심을 잡고 민간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