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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기준금리 인하 효과…은행채 반등에 대출금리 ‘요지부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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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4. 12. 26. 19:01

은행채 5년물 금리 3.124%…11월 기준금리 인하 전 수준
국고채 상승 영향…'연준 속도 조절·불확실성 고조' 원인
은행권,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 인상…변동형은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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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서울의 한 은행에 대출 관련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은행들이 잇달아 예금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시장금리는 오히려 반등하면서 대출금리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채에 영향을 주는 국고채 금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와 높아진 불확실성 여파로 상승했기 때문인데, 대출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진 만큼 금융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준거 금리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 3.124%를 기록했다. 은행채 금리는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초 2.889%까지 낮아진 바 있는데, 지난 17일에 다시 3%대로 반등한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직전인 지난달 26일(3.119%) 수준으로 높아졌다. 은행은 자금조달 금리인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산정한다.

은행채 금리가 다시 반등한 건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는 국고채 금리와 연동돼 일반적으로 국고채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4일 기준 2.626%로 지난 2일 2.567%에서 0.059%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고,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4회에서 2회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올해 인플레이션이 당초 예상보다 높았던 탓에 금리 조정 속도를 보다 늦추겠다는 설명이다.
연준의 연착륙 기조에 국내 경제도 출렁였다. 연준의 인하 발표 직전 1430원대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26일 1460원대를 돌파해 세계 금융위기 이후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상가상 최근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7개월 만에 반등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2.9%는 물가안정 목표치인 2%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 급등과 공공요금 인상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채 등 준거금리가 오르면서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도 요원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은행들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를 근거로 일제히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지만, 가계대출 규제 등을 내세우며 대출금리 인하에는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올해 처음으로 1%포인트를 넘어선 바 있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주기·혼합형)는 23일 기준 연 3.49~5.89%로 집계됐다. 지난 9일에는 같은 상품의 금리가 3.36~5.76%였는데, 불과 2주 만에 금리 상단과 하단 모두 0.13%포인트씩 상승한 것이다. 해당 기간 국민은행의 금리 하단은 3.76%에서 3.89%로 0.13%포인트 상승했고, 신한은행도 3.87%에서 3.97%로 0.10%포인트 올랐다. 다른 시중은행도 비슷한 수준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가산금리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없어 조달금리 등락에 따라 대출금리도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최근 은행권이 가계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는 (대출금리가) 체감될 만큼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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