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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추미애 장관의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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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재 기자

승인 : 2020. 09. 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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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의혹’이 정치권을 넘어 제2의 ‘조국 사태’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의 사퇴까지 거론하고 있다. 입시와 군대, 취업, 육아 등은 우리 국민들의 ‘역린’(용의 가슴에 거꾸로 난 비늘이라는 뜻으로, 흔히 ‘역린을 건드린다’는 것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되는 것을 건들다의 의미로 통용된다)으로 가진 자, 특히 권력을 가진 정치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당초 “그런 사실이 없다” “소설을 쓰고 있다”던 추 장관의 태도는, 관계자들의 증언과 언론의 보도로 구체성과 신빙성을 확보해가자 적극적인 해명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추 장관의 아들 서모씨의 특혜성 휴가 연장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시 당직사병이 “필요하다면 국회에 나와 공개적으로 증언하겠다”고 밝혀 의혹의 무게는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추 장관 측의 ‘엉터리 해명’도 불씨를 더욱 키우고 있다. 서씨의 변호인단은 “(서씨가 복무한) 카투사 휴가는 한국 육군이 아닌 주한 미군 규정을 따른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지만, 우리 군은 ‘카투사 휴가는 육군 규정을 적용받는다’는 입장을 국회에 제출했다.

무엇보다 이 사태를 바라보는 추 장관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이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 추 장관은 한동훈 검사장의 이름이 언급됐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좌천시켰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뭉개버렸다. 그 모든 것은 ‘공정성’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반면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이 수사에서는 ‘수사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음에도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의 수장은 앞서 윤 총장과 대립했던 김관정 검사장이고, 이 사건 보고라인에 있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은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총괄했다. 검찰이 아무것도 아닌 사건을 왜 8개월이나 뭉개고 있었는지 능히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고, 추 장관의 ‘내로남불’이 부각되는 이유다.
설사 추 장관 측의 주장대로 그 모든 것이 군 복무규정에 다 맞다고 하더라도, 추 장관이 엄마가 아닌 아들들은 함부로 그 찬스를 쓸 수 없는 것이 군대이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이 평범한 사실을 놓고 나라 전체가 매일 매일 시끄러우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법무부 수장에 걸맞은 태도를 보여주길 마지막까지 기대해 본다.
이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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