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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이란 핵합의 복원…‘반미 강경파’ 라이시 변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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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06. 21. 14:19

Austria Iran Nuclear <YONHAP NO-5539> (AP)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이 2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의 참석을 위해 호텔 앞에 도착했다./사진=AP 연합
오스트리아 빈에서 재개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의가 뚜렷한 성과 없이 중단됐다. 구체적인 협상 재개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이란 대선에서 강경보수 성향의 세예든 에브라힘 라이시가 당선되자 추후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당사국들은 이란의 핵합의 복원 회의를 재개했다. 당사국들은 4월 초부터 이란과 만나 핵합의 복원 문제를 협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당사국들은 본국과의 조율을 이유로 일단 회의 중단을 결정했다. 회의에서 이렇다 할 성과 내지 못한 채 각국 대표단들은 본국으로 돌아간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어느 때보다 협상 타결에 근접했다면서도 “타결까지의 거리가 남아 있으며 이견을 좁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란과 당사국 간 핵심 이슈에 대해 좁혀야 할 의견 차이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답보 상태에서 전날 시작한 이란 대선 결과 대표적인 강경보수 인사인 라이시가 득표율 61.9%를 기록하며 이날 당선을 확정했다. 라이시 당선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전망이 안갯속에 빠졌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미국은 지난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미국의 제재로 이란은 경제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강경책으로 온건 개혁파인 하산 로하니 정부가 힘을 잃고 반미 세력이 힘을 얻게 됐다고 진단했다. 반미 성향이 강한 라이시는 사형 집행, 죄수 고문 등 비인간적인 이력으로 지난 2019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그는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매우 적대적인 인물이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신임 총리는 이란 대선을 놓고 “핵합의 복원 전 세계가 깨어날 마지막 기회”라며 이란에 강경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란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핵합의 복원 회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당사국들은 8월 라이시의 집권 전까지 협상을 서둘러야 할 입장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오스트리아 협상에서 타결 가능성이 커진 사안들에 대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며 “8월 중순 이전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의 대선 결과가 오스트리아 협상의 장애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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