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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심기술 확보로 ‘미·중 반도체전쟁’ 파고 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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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5. 24. 18:51

'반도체발(發) 태풍'이 한반도에 불고 있다. 반도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미·중 '반도체 전쟁' 태풍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세계경제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다각도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주도로 주요 7개국(G7)은 지난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경제보복과 희귀자원 무기화 등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적 강압에 맞서는 신규 플랫폼을 신설하고 핵심광물과 반도체·배터리 등 중요물자의 안정적 공급망을 강화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에 맞대응해 네트워크 보안을 문제 삼아 미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제품의 구매를 중지했다. 미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중국이 미 반도체 구매를 중지하더라도 한국 반도체 업계가 부족분을 채우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와 국내 반도체 업계는 보조금을 받는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반도체법의 조항을 수정해 달라고 미국에 요구했다. 미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대미투자를 작정한 우리로서는 당연한 요구지만 자칫 한·미 간 갈등 소지가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론 사례를 시작으로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 규제를 강화하고 중국도 맞대응하는 일이 거세지면 그만큼 우리 반도체 업계도 심하게 요동칠 게 뻔하다. 우리로서는 미국과의 동맹 못지않게 무역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미·중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가 살 길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와 그에 호응하는 정부의 과감한 규제 철폐로 독보적인 핵심 반도체 기술을 서둘러 확보하는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외국 반도체장비 업체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정부와 반도체 업계는 긴밀하고도 신속한 협력을 통해 유례없는 반도체 전쟁 파고(波高)를 잘 넘기 바란다. 미·중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사이 우리의 반도체 경쟁력이 심하게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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