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어설픈 폭로’ 역풍맞은 韓… 與 “동지 맞나” 비판 봇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4u.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19010012052

글자크기

닫기

주영민 기자

승인 : 2024. 07. 18. 17:28

친윤계 중심 "당 2차가해" 격앙
나경원 "분별력 없이 좌충우돌"
元 "당 맡을 수 있을지 우려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songuijoo@
"우리 당 동지가 맞느냐?" "피아를 식별 못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향해 "본인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냐"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여권 내부에서 한 후보에 대한 거센 비판이 몰아치고 있다. 당내에서 격앙된 반응이 봇물 터지 듯 확산하고 있다. 한 후보는 7·23 전당대회 막바지에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나 후보는 18일 보수 진영 최대 외곽 조직인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정기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해야 될 말과 하지 말아야 될 말에 대한 분별이 없는 것 같다"며 "좌충우돌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패스트트랙 사건을 "전형적인 문재인 정부의 야당 탄압"이었다고 규정하고, 자신이 당시 '빠루'라 불리는 쇠 지렛대를 잠시 집어 보였던 순간을 회상하며 "지금은 빠루의 정신이 필요한 때 아닌가"라고도 말했다. 자신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더불어민주당에 맞섰던 사건을 소환, 당원 투표를 하루 앞두고 표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희룡 후보도 세미나에서 한 후보를 두고 "한 후보가 왜 그 이야기(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요청)를 했을지 나는 아직도 수수께끼다. '나는 무조건 옳다'면서 그 문제를 지적하는사람을 공격하고 반격하잖나. 그래서 나온 이야기인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나락으로 던지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원 후보는 세미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원들께서 과연 동지의식이 없고 그런 훈련이 안 돼 있는 분이 과연 이 당을 맡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 심각하게 우려하고 판단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당권 후보들 뿐만 아니다.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의원들과 일부 광역 지방자치단체장들도 한 후보를 난타했다. '원조 친윤'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후보가 형사사건 청탁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이것은 청탁이 아니다"라며 "당 의원 개개인의 아픔이자 당 전체의 아픔을 당내 선거에서 후벼 파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철규 의원도 페이스북에 "저도 이 사건의 27번 피고인이다. 지난 15일엔 31회차 공판이 있었다"면서 "매번 공판정에 앉아 재판을 받으며 분노와 자괴감을 떨치기 어려웠지만, 사필귀정이라 믿으며 재판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윤한홍 의원도 이와 비슷한 취지의 글을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 올렸고, 다수의 의원이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5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도 단체 대화방에서 한 후보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의원 "말에는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권 의원 외에도 강승규, 송언석, 김승수,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등이 채팅방에 한 후보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를 겨냥해 "폭주하는 민주당의 악법을 막는 정의로운 일에 온몸을 던졌다가 억울한 피해자가 된 우리 동지들의 고통에 공감하지는 못할망정, 2차 가해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경망스러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한 후보를 향해 "당신이 문재인 정권하에서 화양연화의 검사 시절을 보낼 때 우리는 좌파와 국회에서 처절하게 싸운 사건"이라고 적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새미준 세미나에서 "(한 후보가) 까발린 게 참 기가 막힐 일"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나왔으면 당원들이 '당을 망하게 하는 것'이라고 나와야 하는데, 임영웅 보듯이 해서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주영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