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15일 백범김구기념관서 별도 광복절 기념식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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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이 15일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분열과 대립의 빌미를 역사에서 찾지 마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와 독립운동단체들의 별도 '광복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회장은 기념사에서 "저는 요즈음, 역사를 만드는 일, 역사를 기록하는 일, 역사를 지키는 일, 역사와 선열들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는 일 모두가 사실상의 투쟁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주어야 했다.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광복절은 침해된 주권을 되찾은 날입니다. 우리는 일시적으로 주권을 침해당했을 뿐이었다"며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준엄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그리고 그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의 근간을 왜곡하는 일에는 반드시 단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주장이 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건국절인가? 건국절을 만들면 얻은 것은 단 하나,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어주는 일"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실로 많은 것들을 잃게 됩니다. 바로 일제강점을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된다. 나라가 없었다 한다면, 일제의 강점을 규탄할 수도 없고 침략을 물리치는 투쟁도 모두 무의미하고 허망한 일이 되고 맙니다. 무엇보다도, 일제 강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일본에 대해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라는 우리의 요구가 힘을 잃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우리에겐 자랑스러운 역사 기념일들이 있다. 1919년 3월 1일 민중이 일어나 대한독립을 만방에 선언한 3.1절이 있고, 1919년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일이 있고, 1945년 8월 15일 광복절이 있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 있다. 어디에도 나라가 새로 세워졌다는 건국절이 설 자리는 없다"며 "광복절은 우리 근현대사에 가장 환희에 차고 위대한 역사기념일이다. 광복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딛고 우리가 나아갈 도전은 한민족 통일의 길이다. 79년 전 선열들이 꿈꾸었던 자주독립의 미완성을 비로소 후대인 우리가 완결하는 일이며, 한민족의 평화로운 번영의 기틀을 영구히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 대한민국은 이미 체제경쟁에서 승리했다. 앞서고 강한 우리가 튼튼한 안보와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일선에 놓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라며 "우리가 가진 민주주의, 경제력, 문화적 역량에 79년 전 광복을 일군 선열들의 정신과 교훈을 더하자. 내년이면 을사늑약 120주년, 광복 80주년, 광복회 창립 60주년, 한일수교 60주년이다. 우리는 더 단단한 역사인식 그리고 한마음 한뜻으로 통합된 정체성을 가지고 내년을 맞이해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역사는 미래를 만드는 힘"이라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선열들의 정신을 바로 배우고 올바른 역사인식, 대한민국의 정체성, 웅혼한 민족적 자긍심으로 무한한 가능성의 미래에 도전하자. 올바른 역사인식이 통합의 기반이 되고 미래의 힘이 되는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