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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이어 12일만에 또… 북한軍 1명 MDL넘어 ‘오솔길 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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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4. 08. 20. 17:59

이달만 두번째…軍, 남하과정 조사중
심각한 경제난·대북확성기 효과 분석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신원 불상의 인원 1명이 20일 이른 새벽 강원도 고성의 육군 제22사단 관할구역으로 접근해 귀순의사를 밝혔다.

이달에만 두 번째 귀순 사례가 나오면서 최근 수해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해졌고, 사회의 통제가 느슨해졌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께 동부전선에서 북한군복을 입은 1명이 동해선 인근 오솔길을 통해 22사단 작전지역에 들어왔다. 군 당국은 군사분계선(MDL) 북측부터 군 감시장비로 귀순자의 이동경로를 포착해 매뉴얼에 따라 유도작전을 펼쳐 귀순자의 신병을 확보했다.

귀순자는 우리 군의 유도 지시에 순순히 응한 뒤 최초 소통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귀순한 북한군을 관계기관에 인계했고, 현재 관계기관에서 귀순 경위 및 남하 과정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북한군인의 귀순 사실이 공개된 것은 2019년 7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이 일대에선 과거 수차례 월남 귀순 사례가 발생하기도 해 경계가 삼엄하다. 2012년 10월엔 철책 등을 무사히 넘어 주둔지에 들어와 경비대에 직접 노크까지 한 '노크 귀순', 2020년 11월엔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한 '월책 귀순', 2021년 2월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동해안을 헤엄쳐 귀순한 '오리발 헤엄 귀순' 등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이번 귀순은 북한군이 월남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지뢰매설과 방벽설치, 불모지작업 등 작업을 벌이던 곳이라, 이날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귀순자는 관련 작업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군 안팎에선 잇따른 귀순이 대북확성기 효과라는 관측도 있다. 이달에만 두 번째 귀순 사례다. 지난 8일엔 북한 주민 1명이 서해를 통해 한강 하구 중립수역을 넘어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도착해 경계 중인 해병대 장병들에게 귀순의사를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 귀순자에 대해 "사실은 출발 지점부터 계속 감시를 해서 유도를 했던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넘어온 북한군 추정 인원도 대북확성기 영향권에서 임무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국군심리전단이 운영하는 '자유의 소리' 방송을 대북확성기로 송출하며 접경 지역의 북한군 장병들과 주민들에게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수해 피해로 인한 북한의 내부 상황이 심각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최근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지만 북한이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은 예년과 다른 상황이라 판단된다"며 "노동신문에 당 중앙의 지시를 실무자들이 형식주의 요령주의 부리면서 해태했다는 내용이 있다. (북한은) 리더십의 손상을 우려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즉 북한의 수해피해가 크고 주민의 불만이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내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군의 기강과 감시 체계의 문제 등과 같은 차원에서 만약 이 숫자가 빈번해지면 전반적으로 접경지역 근무하는 북한 군인들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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