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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싱 전 총리는 이날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뉴델리에 있는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후 숨을 거뒀다.
싱 전 총리는 인도 북부 펀자브주의 시크교 도시인 암리차르에 태어난 인도 역사상 최초의 비 힌두교 총리다. 그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이례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리직을 수행했다.
특히 싱 전 총리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학자 출신답게 재무장관 재직 시절인 1991년 사회주의 경제체제였던 인도의 경제개혁을 추진해 시장경제 체제로 변모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2004∼2010년에는 전 세계 금융위기 파고 속에서도 연평균 8%가 넘는 기록적인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외교적 성과로는 2006년 합의 뒤 2008년 공식 발효된 미국-인도 간 핵 협력 협정 체결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조지 부시 당시 미 행정부와 체결한 이 협정은 인도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허용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핵기술과 연료를 제공받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시 합의로 3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민간 핵기술에 대한 평화적 거래가 가능하게 된 것은 물론, 1998년 인도의 핵실험 등으로 냉랭했던 미-인도 관계가 '동맹'으로 태동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고인이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 명"이라며 "재무장관 시절을 포함해 우리 경제정책에 강력한 영향을 줬다"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