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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양’ 무색한 밸류업…‘큰손’ 외인 등돌렸다

‘주가 부양’ 무색한 밸류업…‘큰손’ 외인 등돌렸다

기사승인 2024. 10. 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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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거래일 만에 외인·기관 2조6000억 팔아
삼성전자만 2조8000억 넘게 순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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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증시의 고질적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겠다며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특히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지수 산출 이후 6거래일 간 100개 종목에 대해 2조6000억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주가 부양'이라는 밸류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산출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간 외국인 투자자는 밸류업 지수 100개 종목에 대해 모두 1조3153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의 순매도액도 1조2870억원에 달했다. 정부가 주가 부양이란 야심찬 목표로 밸류업 지수를 본격 가동했지만, 거래 6일 만에 외인과 기관 투자자는 되레 2조6023억원을 내다 판 것이다. 반대로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2조411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밸류업 지수 시총 상위 종목에 대한 순매도세가 강했다. 기관 투자자는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9개 종목에 대한 매도세가 컸는 데, 삼성전자(6358억원), 고려아연(1411억원), SK하이닉스(834억원) 순으로 매도세를 보였다. 외인도 삼성전자(2조2412억원)를 가장 많이 팔아치운 데 이어 기아(412억원), 현대차(56억원) 순으로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

외인 투자자의 이 같은 대응은 이미 예견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지수를 공개하자, 특히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종목 구성에 대해 혹평을 잇따라 내놨다. 당시 스위스 UBS 직원은 "밸류업 지수가 진정한 가치 상승을 반영하지 않아 한국 기관 투자자에게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고, 홍콩계 크레디리요네증권(CLSA)도 "구성 종목이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도 "외국인과 기관들이 볼 때 밸류업 지수에 대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단기간 결과만 보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투자 자금 유인에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밸류업 지수의 흐름은 그나마 코스피보다 나은 상황이다. 밸류업 지수 등락률은 이 기간 -1.48%를 나타냈다. 코스피(-1.91%) 하락폭보다는 양호했다. 지수가 나온 첫날 -2.8%로 시작한 이후 6거래일 간 소폭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코스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개별 기업들로 봤을 때 주주 환원이나 수익성과 거리가 먼 종목들이 다수 포진됐다"며 "결과적으로 밸류업 지수 성적이 아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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