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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준의 눈] “훈련 시간 늘어나며 조직력 탄탄해져”

[이규준의 눈] “훈련 시간 늘어나며 조직력 탄탄해져”

기사승인 2024. 10. 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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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한국-이라크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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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준 프로축구연맹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장안대 감독/ 사진제공=전형찬
- 이라크 전 총평은.

이라크는 강팀이다. 쉽지 않을 것이라 봤는데 요르단 전보다 훨씬 더 짜임새 있는 경기를 했다. 굉장히 간결한 볼터치로 유리한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조직력, 전술, 기술적인 면에서 모두 이라크를 압도했다. 스코어에 비해서는 완승이다.

- 하지만 두 골이나 허용했다.

이라크 공격은 패턴이 단순했다. 하지만 단순한 패턴을 정확하고 정교하게 구사했기에 두 골을 넣은 것이다. 우리 수비진이 조금 안이했다.

- 어떤 점에서 그런가.

첫 골 사황은 김민재가 너무 잘하려다가 소유권을 넘겨줬다. 안전하게 내보냈어도 좋았는데 우리 공격진에게 빨리 연결하려다 찬스를 줬다. 그 상황에서는 미드필더도 집중력을 보였어야 했다.

- 전후반 경기력의 차이는.

전반전은 우리 선수들이 상당히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이라크가 상대적으로 편하게 경기를 했다. 후반전에는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했다. 그래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었다.

- 특별하게 눈에 띈 선수는.

첫 선발출전한 배준호는 생각보다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박용호와 황인범의 미드필더 조합, 김민재, 조유민 센터백 라인도 지난 경기들에 비해선 호흡이 좀 더 잘 맞았다.

- 왜 그런가.

감독의 훈련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과 훈련하는 시간이 쌓아면서 조직력이 향상되고 있다. 훈련 시간이 늘어나면 아무래도 감독이 다각도로 선수들을 볼 수 있다.

- 용인 미르스타디움의 잔디는 어땠나.

프로 경기 때 직접 가서 체크했다. 여기 저기 밟아보니 노면 상태도 고르고 잔디도 수준급이었다. 월드컵 최종 예선에 나온 팀이라면 사실상 실력 차가 그렇게 크지 않다. 강팀과 약팀을 가르는 기준은 결국은 세밀함이다. 잔디 상태가 엉망이라면 강팀의 유리함이 상당부분 사라진다. 어제 용인에서는 원터치 패스, 직선 패스 등이 무리없이 이어졌다. 우리의 기술적 우위를 잘 활용할 수 있었다.

- 전술적 변화가 있었다면.

포메이션은 지난 경기와 비슷했다. 다만 전술적 선수 기용이 크게 성공했다.

- 어떤 점인가.

오세훈의 선발 기용이다. 이라크 수비진이 피지컬이 좋으니 제공권 장악, 몸싸움을 통한 체력 소진 등을 노린 것이다. 골도 넣었으니 오세훈은 감독의 의도를 100% 수행한 셈이다. 오른쪽에서는 이강인이 하프 스페이스로 많이 들어오면서 설영우의 활동폭이 넓어졌다. 설영우가 좀 더 공격적으로 간 것이 지난 경기와 가장 달라진 부분이다.

- 홍명보 감독이 이강인에 대한 집중 마크를 예상했다는 말인가.

당연히 예상했을 것이다. 축구에서는 전담 마크맨이 붙으면 그걸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이강인에겐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의 전담 마크맨이 붙지 않았나. 이강인은 드리블 돌파 등을 자제하고 수비진을 몰고 다니며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주는 영리한 플레이를 했다. 연결 플레이도 좋았다.

- 오세훈, 오현규는 어땠나.

서로 성향이 다른 선수인데 둘 다 스트라이커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오세훈은 아까 이야기했듯이 쿤 키를 이용한 제공권 장악, 문전에서 몸싸움을 하며 수비를 힘들게 했다. 나중에 들어간 오현규는 스피디하고 파괴력있는 침투로 상대 문전을 흔들었다. 교체 타임도 잘 맞아 떨어졌다.

- 다른 교체 멤버들을 평가하자면.

문선민의 기용이 큰 효과를 봤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끊임없이 공간을 파고들었다. 계속 뒷공간을 치고 들어가니 체력이 떨어진 80분 이후엔 이라크 수비수들이 공간을 내주는 상황이 자주 나왔다.

- 5년 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승우는.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재성이 골도 넣고 수비적인 면, 활동량 등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직전인 요르단 전에 비해 미묘하게 컨디션이 떨어져 보였다. 그래도 이재성이 전술적인 부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줘서 어제 경기가 편하게 흘러갔다. 어떤 경우든 경합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보였기에 두 번째 골 어시스트, 세 번째 골 득점 등을 한 것이다. 이승우에게 또 다른 득점을 기대한 것인데 홍감독의 선수 기용폭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반가운 현상이다. 훈련 시간이 늘어나면 옵션도 더 늘어날 것이다.

- 경기의 최우수 선수는.

두 명을 꼽겠다. 김민재와 오현규다. 김민재는 주장을 맡아서 선수들을 잘 독려하며 멋지게 팀을 이끌었다. 오현규의 골은 이날 경기의 결정타였다. 그 골이 없었다면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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